12월 17일 일본 메자마시TV – 씨엔블루의 1분 스팟 리포트

*아니, 이렇게 알찬 1분짜리 방송 리포트가 있을 수 있나요. 씨엔블루가 12월 16일 요요기국립경기장에서 가졌던 투어 마지막 공연을 전하는 일본 방송 프로그램 ‘메자마시TV’ 리포트입니다.

*이 팀이 워낙 ‘우리가 아는 모습’과 ‘공연장에만 꽁꽁 숨겨둔 모습’의 차이가 크다보니, ‘공연이 이랬더라’라는 이야기만으로, 그 느낌을 전하기가 참 힘듭니다. 방송에서도 좋은 무대가 있긴 했지만, ‘결’이 상당히 달라서요. 그런데 이 리포트에는, 씨엔블루의 올 하반기 화제작 In My Head와 내년 2월에 발표하기로 된 Where You Are의 ‘라이브 버전’이 담겨있습니다. 각각 몇초에 불과하지만 별 상관없습니다. 커다란 ‘왕건더기 메인 파트’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나오는 곡은 In My Head. ‘Everybody, In My Head!’라고 노래하며 정용화가 고개를 뒤로 꺾는 헤드뱅잉을 합니다. 원래는, Everybody가 없습니다. 그냥 무겁게 In! My! Head!라고 샤우팅하는데, 정용화가 앞에 무려 ‘에브리바디’라는 다섯 음절을 추가하면서 애드립으로 처리해버립니다. 이거 이 곡의 메인 파트나 다름없는데 말이에요. 엄청나게 대담하죠? 그럼 노래의 역학이 확 달라져버리는데, 그걸 그냥 덜컥 합니다.

공연장에 가면 느낄 수 있는, 정용화라는 보컬리스트에 관한 아주 놀라운 사실 중의 하나. 바로 그가, ‘현장 즉흥적인’ 애드립을 한다는 것입니다. 원래 애드립은 그래야 하지만, 많은 가수들이 미리 애드립을 준비해오죠.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고, 여러 파트와 합을 맞춰야 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기도 합니다. 이 팀은 ‘밴드’니 만큼, 음악 전체가 팀 내에서 생산되니, 그런 면에서 한결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정용화는 그 가능성을 ‘받고’, 엄청나게 현장 즉흥적 애드립을 해냅니다. 그냥 조금 ‘예압!’을 섞는 수준이 아니에요. 때론 노래 자체의 인상과 흐름까지 바꿔버립니다. 그러한 현장즉흥적 애드립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제가 이 사람들 공연을 더 봐야 확실해지겠는데, 그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In My Head’라는 첫 소절을 ‘샤우팅’으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 신선한 접근법이죠. 발단-전개없이 그냥 바로 ‘후크(고리)’를 걸어버리는 겁니다. 청중들은 객석에 앉아있다가, 초강력 스틸 후크에 다들 뒷덜미가 채여서 대롱대롱 매달렸을 겁니다. 이 부분의 ‘강도’는, 이 요요기버전보다 지난 11일 한국 공연 버전이 훨씬 더 강합니다. ‘데쓰’ 버전이었으니까요. 이건, ‘에브리바디’가 들어가면서, ‘그루비’ 버전이 됐네요.

이 곡은 이 초강력 도입부가 가장 세고, 노래가 끝나는 부분에서 다시 강해집니다. 일종의 양괄식 구조죠. 재미난 사실. 노래의 구조가 균형을 갖추려면 대충 두 파트의 힘이 일치해야하지 않을까요. 도입부를 강력하게 하면, 말미도 강력하게 힘을 ‘먹여’줘야 이 노래의 밸런스가 맞아들어갈겁니다. 그러면서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제대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고요.

지난 11일 한국 공연에서 그의 도입부 보컬을 듣고는, ‘으헉, 좋다!’라고 감탄하다가 순간적으로, ‘그럼 뒤는?’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그의 인트로가 노래를 거의 해체할 만큼이나 강력했기 때문에, 더 그랬네요. 특히 앞부분 ‘In! My! Head!’는 타격적 리듬이라 그렇게 지르는 것이 가능하지만, 뒷부분은, ‘In My Head~~~’ 식으로 뒷소리를 끌어야하는데다 음이 더 올라갑니다. 앞부분은 ‘그라울링(무거운 저음역 샤우팅)’에 가까워서 대단히 무거웠는데, 같은 샤우팅이라도 음이 높아지면 소리는 필연적으로 가벼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뭐가 어떻게 되리란 기대는 안했습니다. 이미 충분히 좋았으니까요. 계속 변화해나가면서 라이브 버전이 차차 완성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바로 그날 이 사람이, 마지막 반복구가 시작될 무렵 ‘Head~’를 길게 끌면서(라이브 앨범이 있다면 저의 이 가난한 언어로 고생하지 않고 쉽게 소개를 할 수 있으련만…) 소리를 구겨버리기 시작하더라고요. 무거운 소리를 한껏 질러대서 소리가 구부러지고 접히고 뭉그러지는데, 그런데도 그걸 끝까지 밀어내서 대단히 무거운 ‘말미’를 만들고야 말더군요. 그래서 결국엔 밸런스가 맞아버렸습니다.

그건 자동차를 접어서 서랍에 넣으려는 사람을 보며 ‘안돼! 안된다고! 시간을 두고 기계를 동원해서 차를 압축한 다음에…’라고 열심히 얘기하는데, ‘미친 자들’이 난데없이 달려들어서는, 차를 우당탕 와자작 구겨서 서랍속에 딱 넣어버리는 그 느낌이었습니다. 차가 서랍 안에 들어갈 필요성은 있었던 관계로, 지켜보던 저희로서도 불만은 없고, 곡은 균형이 맞아버렸고, In My Head 11일 버전은, 젊은 락커들의 기개나 근성으로만 빛났던 것이 아니라, 정말로 휼륭하고 균형잡힌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11일 무대를 보고 난 후, 그 인트로보다 더 강한 버전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하물며, 이제 겨우 라이브를 선보이기 시작한 ‘새 노래’인데, 이렇게 인트로 자체의 라이밍을 완전히 바꾸고, 곡조까지 다르게 불러버릴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예상못했네요.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난 겁니다. 그리하여 11일 공연의 물리적 강렬함은, 이 리포트에 소개된 16일 공연에서는 ‘휘발성 강렬함’으로 대치됩니다. 힘에서 더 나아갈 수 없으니, 질료를 바꿔버린 겁니다. 그리하여 곧 폭발할 것 같은 에테르가 무대에 한가득이네요.

*In My Head의 PV입니다. 이 버전도 매력적이지만 – 메자마시TV에 소개된 한 소절과 비교해보면, 그들의 라이브가 얼마나 레코딩과 다른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2

* 이 리포트의 후반부에는, 2012년 2월 일본에서 발표되는 신곡 Where You Are의 라이브 또한 나옵니다. 요요기 공연에서 씨엔블루가 이것을 미리 짧게 선보인 겁니다. 아직 PV도 나오지 않은 상태. 듣자마자, ‘본 조비다’소리가 절로 나올, 전형적인 미국적 팝메탈 넘버죠.

In My Head가 다소 건조한 쪽에 가깝다면, 이건 훨씬 팝적입니다. 듣기 편한 멜로디가 있는거죠. 이걸 미국의 팝메탈에선 ‘컨트리풍’을 살짝 가미해 소화하는데 전 그 창법을 그다지 좋아하질 않습니다. 그러나 멜로디 라인이 살아있는 락음악이라, 이런 방식의 음악을 ‘케이팝 계열의 보컬리스트’가 부른다면 상당히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그룹이 완전히 제대로 된 ‘도전장’ 하나를 쓰윽 들이밀고 나오네요. 커버가 아니라, 본인들 곡으로 본인들의 연주로 말입니다. 짧게 듣기만 해도 과연 좋습니다. 멜로디는 익숙한 유행가의 흐름이지만, 그 흐름들을 ‘긴장감 넘치는 타력’으로 뽑아내는 이 팀의 사운드는 얼핏 들어도 정말 매력적입니다. 정용화의 보컬은 말할 것도 없고요.

아직 이 곡의 전체 그림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정용화의 최근작들을 보자면 기대를 한껏 해도 무방할듯 합니다.

*그러고보면 정용화가 모두 작곡해낸 – Just Please에서 In My Head, Where You Are까지 이어지는 헤비넘버 3부작의 기세는 정말 대단합니다. 육중한 무게를 분명 가지고 있는데도, 대중들에게 전혀 무겁지 않게 다가오는 맛이 첫 매력이고, 레코딩과 라이브에서 전혀 다른 버전을 전개해 곡을 확장해가는 것도 또 다른 매력. 듣는 이가 팔짱 끼고 감상해도, 혹은 헤드 뱅잉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련된 밸런스도 그렇고요.

각 곡의 무게가 비슷하면서도, 무거운 방식이 각각 전혀 다르다는 점도 좋습니다. 좀 거칠게 장르구분을 해보자면 Just Please는 포스트그런지, In My Head는 하드락, Where You Are는 팝메탈 계열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각 곡마다 하드한 양상의 ‘결’이 틀립니다. 그러니 세곡을 연속으로 부른다해도 ‘같은 분위기의 곡이잖아’라는 푸념은 절대로 나오지 않을 겁니다.

세 곡의 공통점. 강력한 메인 멜로디입니다. 동시에 그것은 ‘제목’이기도 합니다. Just Please와 In My Head에서는 그 메인 파트가 아예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이건 그다지 흔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특히 하드한 락음악일수록 더욱 드뭅니다. ‘절정파트’가 엄청나게 강하고 또 중요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발단-전개를 착실히 밟아서 절정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정용화는 초반에 그 도달점을 쏴버리고는, ‘락넘버의 의례’에서 해방되어 버립니다. 해방된 상태로 춤을 추죠. 이건 락 넘버보다는 오히려 ‘펑크(funk)’에서 아주 많이 나오는 기법입니다. 제임스 브라운의 음악이 그런 것처럼요. 그러고보면 세곡 모두 과연, 펑크적 요소를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공연장의 정용화와 씨엔블루도 그러한 느낌을 강력하게 발산해냅니다. ‘춤출 수 있는 느낌’말입니다.

그리고 그 느낌까지도, 이 1분의 리포트 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락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

씨엔블루의 숨겨진 ‘정체’를 잠깐이라도 보고 싶은 분들,

놓치지마시길!

[펌허용/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중간에, Try Again, Smile Again의 라이브 버전을 잠깐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이 1분 클립의 백미입니다. 이 또한 정용화의 자작곡. 노래 속에 푹 빠진 정용화의 미소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 클립의 초입부에서 기타를 치며 한껏 신난 이종현의 미소도 마찬가지. 공연 내내 뒤에서 가마에 불을 지피는 화부인 강민혁의 드러밍도, 베이시스트 이정신이 몸을 뒤로 휘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도요.

아, 이 클립을 보다보니 – 공연장에서 이 사람들의 연주를 하루빨리 다시 듣고싶네요~

출처: 피파니아닷컴 (http://www.piffania.com/zboard/zboard.php?id=blue&no=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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