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 더 밴드의 운영자입니다.
아래의 의견은 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저 개인의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작년, 그러니까 2012년 3월 14일 이 곳의 문을 처음 열었습니다.
이 홈의 발단은, 2012년 2월 13일, 주영훈씨가 진행하던 두시의 데이트에 김도훈 작곡가가 출연해 “씨엔블루 곡을 녹음했다”고 말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씨엔블루는 2011년 10월 19일, 정용화가 단독 작곡한 곡 In My Head로 오리콘 위클리에 상위권에 랭크되며 화려한 일본 메이저 데뷔를 이루었고, 2012년 2월 1일 역시 정용화가 단독 작곡한 두번째 싱글 Where you are로 해외밴드로선 41년만에 오리콘 위클리 1위에 오르며 자신들만의 강렬하고 신선한 사운드를, 비록 타국이었지만 많은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사랑받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팬들은 다음에 발표할 한국 앨범은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나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설레어하던 그 시기였죠. 그 때, ‘외톨이야’를 작곡한 뒤 인디 측과의 불미스러운 논란에 연루되었던 김도훈 작곡가가 다시금 씨엔블루의 곡을 작업했다고 발표하자 팬덤은 뒤집어졌습니다.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획된 밴드라는 한계는 분명했지만, 일본에서는 2010년 6월 23일 발매된 “The Way“앨범부터 3장의 인디즈 싱글과 앨범, 2장의 메이저 싱글을 자작곡으로만 빼곡히 채우며 당당하게 뮤지션으로서의 디스코그래피를 쌓아나아가고 있던 씨엔블루였기 때문입니다. 논란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좋은 자작곡으로, 자신들만의 색깔로 나설 여력이 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 점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팬들은 기획사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어째서 충분히 음악적으로 성장한 이들의 진짜 모습을 정작 본토인 한국에는 알릴 생각이 없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씨엔블루가 밴드임을 우리가 알리자! 며 힘을 모아 각종 인터뷰 자료, 라이브 영상을 모으고 이 곳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발매된 앨범이 Hey you가 실린 “Ear Fun”이었습니다. 또 기존 작곡가의 같은 스타일을 반복한다며 평단과 대중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힘들었지만, 그간의 노력과 열정과 재능을 보아왔기에 묵묵히 견디며 계속해서 자료를 모으고, 홍보했습니다. 한국 앨범이 뜸한 동안 발매된 싱글 Come on과 Robot, 첫 정규 앨범 Code Name Blue에도 가득찬 그들의 음악과 앨범을 새로 낼 수록, 콘서트 투어 경력이 쌓여갈수록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에 환호하고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믿을 구석이 있었습니다. Hey you 활동시기,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리더 정용화는–비록 방송에 모두 나오지는 못했기에 다소 와전된 부분이 있었지만–한성호 대표와의 담판을 통해 그 다음 앨범에는 반드시 자작곡 타이틀곡을 내기로 협상을 마쳤다고 발언했습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동안의 오랜 타협이, 드디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었다는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월 14일, 3년 전 데뷔일과 같은 날, 거짓말처럼 자작곡 타이틀곡으로 컴백을 했습니다. 심지어 핸드싱크의 의혹을 떨치기 위해 방송사에 사비로 올라이브 무대를 구현시켰습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알아봐주는 이들의 모습에 제 일처럼 기뻤더랬습니다. 그 많은 ‘기획’과 ‘관리’ 속에서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인정받기 위해 한발짝씩 내딛은 걸음들이 맺은 달콤한 과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이 터졌습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아는 사실관계를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씨엔블루가 기획된 밴드임을 인지하고,
기획사에서 데뷔 전의 짧은 일본 인디즈 활동경력을 가볍게 ‘인디밴드’라는 미명으로 사용한 점 역시 인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기획사가 아니면 자신들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어려운 한국 음악시장의 안타까운 현실 역시 이해하였기 때문에,
그동안 그 제한된 구조 내에서 나름대로 소신껏 자신들의 음악을 창작하고 발표하고, 여건이 가능한 한 라이브 공연을 보이려 노력해왔던 씨엔블루를 밴드로서 지지해왔습니다.
최근 흔히 유행처럼 아이돌이 작곡을 이미지 변신과 상품성을 위해 내세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내놓은 성과물이 저를 열광하고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기획사 차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도 직접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그들을 보면서
제가 그동안 봐왔던, 음악을 사랑하고, 밴드로서 사랑받고자 노력해왔던 이들의 모습은 어디에 있는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저작권은, 창작자 모두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당시 씨엔블루가 공연하도록 강요되었던 필살 offside의 무대가
비록 고의성은 없었더라도,
저작권을 가진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한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저는 밴드 씨엔블루의 팬으로서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의 침해에 대해 직접 발언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 발언이 사과의 형태를 띠던,
입장 표명의 형태를 띠던,
직접 크라잉넛을 만나서 하던,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서 하던 저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음악을 창작해왔고, 앞으로도 그것을 업으로 삼아갈 뮤지션이라면
저작권이 얼만큼 중요한 것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는 점을 소신껏 발언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인디’나 ‘락’정신 때문이 아닙니다.
밴드냐 아니냐의 정의를 둘러싼 지리한 논쟁 때문도 아닙니다.
본인들이 직접 연루된 이번 사건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게다가 타인의 저작권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앞으로 그 어떤 엄청난 음악을 만들어낸다 해도 저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의 가슴을 뜨겁게 해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가 우선 저부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팬인 저에게도 그렇다면, 그들이 음악을 들려주려 하는 대중들은 어떨까요?
물론 언제까지나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일개 팬의 소원일 뿐입니다.
홍보라는 목적으로 씨엔블루의 저작권을 기실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이 사이트에서, 상당히 모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제가 이 밴드와 이 밴드의 앞날을 가슴벅차게 지지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씨엔블루가,
자작곡 국내컴백을 앞두고
Time is over, 기다림의 시간은 끝났다고 외쳤던 그 패기를,
자작곡 타이틀곡과 올라이브 컴백무대를 이루기 위해 흘린 수많은 땀방울들을,
이대로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일을 당당히 정면으로 맞선다면, 오히려 기획밴드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벗고 그들의 음악을 좀더 진정성있게 많은 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떠들기 좋아하는 이들은 아무래도 보고 싶은 대로 볼 테지만, 지켜봐주는 이들에게 반드시 진심은 통할 거라 믿습니다.
간곡히 부탁합니다.
CNBLUE the Band
2013.02.18
